인셉션 포스터

사방에서 인셉션 얘기가 들리길래 대체 이게 뭔가 싶어 한번 봤다. 

헐.....정말 끝내준다. 

최근에 이렇게 재밌는 영화는 정말 처음 보는듯.

토요일 밤에 보기 시작했는데 도저히 중간에 끊을수가 없어서 결국 다 보고 잤다.

요즘은 저질 체력때문에 밤 늦게까지 깨어있는게 고역인데, 이건 뭐 너무 재미있다보니 다 보고나서 바로 재탕하고 싶다는 생각이 들 정도. 


이렇게 재밌는걸 왜 모르고 지나갔지 싶어서 개봉 날짜를 보니 작년 7월 21일...

그때는 집수리 끝내고 다시 이사한 날인데다 8월 중순까지 집정리 하느라고 정신이 하나도 없었으니 내가 전혀 모르고 있었던게 당연하지. 

게다가 집수리 기간동안은 인터넷을 거의 못했으니. 

보다보니 빡치는게 이런건 필히 극장에서 봤어야 하는 영화고, 게다가 3D IMAX 상영관에서도 했었다는거다. 하...


상당히 골치아픈 영화일 수도 있는데 의외로 연출이 꽤 친절해서 내용을 이해하는데는 전혀 문제가 없다. 

이 영화 이전에 봤던 놀란 영화는 메멘토와 배트맨 비긴즈인데, 배트맨 비긴즈는 그럭저럭 괜찮은데 내 취향은 아니었고, 메멘토는 아이디어는 참신한데 10분 단위로 시간을 거슬러 올라가는 영화라 전체적인 스토리 라인을 따라가는데 상당히 힘들었다. 


다리에서 추락하는 밴

추락하는 엘리베이터

폭파되는 건물

가루가 되어 부스러지는 건물

1단계부터 4단계까지 동시에 진행되는 '킥'. 이 장면 정말 인상적이다.


사전 지식 없이 보다보니 영화 도입부가 꽤 난해하다 싶어서, 아 이것도 골머리 깨나 썩일 영화네 싶었는데 초반부만 잘 이해하고 넘어가면 중후반부 잠재의식 침입 부분은 무려 4단계까지 진행하는데도 스토리를 따라가는데 전혀 지장없다.

영화의 압권은 후반부의 '킥' 부분인데, 1단계부터 4단계까지의 꿈에서 한번에 깨어나는 장면을 순간순간 각 단계별로 보여준다. 


그리고 논란의 소지가 많은 영화의 결말.

내가 볼때는 주인공이 림보에서 사이토를 끌어내서 다시 현실로 데려온게 맞는것 같다. 

영화 도입부와 후반부가 같은 장면인데, 림보에 갇혀서 노인이 된 사이토가 권총에 손을 뻗고, 바로 다음 장면에서 디카프리오가 비행기 안에서 눈을 뜬다. 

그리고 옆 자리에 앉은 사이토도 깨어나서 어딘가로 전화를 하고.

즉, 사이토가 인셉션 의뢰를 할 때 코브에게 약속했던 걸 기억해낸거지. 

제일 중요한건 마지막 장면인데, 주인공이 '토템'으로 사용하는 소형 팽이를 돌려놓고 아이들을 만나러 갈 때, 처음엔 계속 돌아가는 걸로 보여서 혹시 이거 꿈인가 의심이 들 때쯤 팽이가 흔들거리기 시작하면서 쓰러질듯 할 때 영화가 끝난다. 

완전히 쓰러지는걸 보여주지 않은건 꿈일 가능성도 있다는걸 보여주는 열린 결말인듯. 

하지만 정황상 주인공이 림보를 탈출해서 현실로 돌아온게 맞는것 같다. 


2시간이 넘는 러닝타임이 짧게 느껴질 정도로 몰입하게 만드는 깔끔한 스토리 라인에 액션도 나무랄데 없고 캐릭터도 잘 뽑아냈다. 

주인공 부인이 좀 짜증났지만 꿈속의 장애물 설정이라 그건 어쩔수 없는 일이고, 그 외에 다른 등장인물들은 다 호감인데 특히 아리아드네 캐릭터가 제일 좋았다.  

아리아드네

영화에 어린 여자애가 나오면 보통 다른 사람들 발목잡거나 트러블메이커인 경우가 많은데, 이 친구는 캐릭터가 꽤 어른스럽고 깔끔해서 좋았음. 


놀란, 디카프리오, 머피

그리고 '28일 후'에 나왔던 킬리언 머피가 인셉션의 타겟으로 등장하는데, 28일후와는 전혀 다른 캐릭터인데도 배역 이미지와 잘 맞아떨어지는게 인상적이었다. 

킬리언 머피의 필모그래피를 보면 맡은 배역이 꽤는 다양한것 같다.

이런 팔색조 계열 배우 진짜 좋아하는데.


디카프리오, 고든 레빗

미소년 시절을 거쳐 청년시절을 그대로 건너뛰고 중년 아저씨로 역변하나 싶었던 디카프리오는 자기 나이에 맞는 중후한 이미지로 정변중인것 같다. 

젊었을 때는 미소년 이미지가 너무 강해서 이미지 변신하기 꽤 힘들겠다 싶었는데, 인셉션에서 애 둘 딸린 아저씨로 나와도 전혀 괴리감이 없어서 영화에 몰입하기가 좋았다.

디카프리오도 점점 잭 니콜슨과의 배우가 되어가는 것 같은데, 더 다양한 스펙트럼을 보여줄 포텐도 충분해 보인다. 


[2011-02-21 작성]